경기 광주의 한 자영업자가 반복되는 무전취식 피해를 호소하며 CCTV에 찍힌 일행의 모습을 공개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경기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6시50분께 여성 3명이 방문해 음식과 술을 주문한 뒤 계산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이들이 먹고 간 금액은 어묵우동 2그릇, 탕수육 2접시, 소주 6병 등 총 8만2000원 상당이다. A씨는 “CCTV 영상은 경찰에 제출한 상태로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10차례 넘게 무전취식 피해를 입었지만 검거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며 “지문 채취를 위해 식기까지 제출했지만 대부분 미제로 끝났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CCTV에는 여성 3명이 식사를 마친 뒤 계산 없이 출입문 방향으로 이동해 가게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는 계산대로 향하는 듯한 동선을 보였지만 실제 결제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업소와 관련해 접수된 신고는 총 6건이다. 피혐의자들은 모두 서로 다른 인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3건은 지문 감식과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으며, 2건은 변제가 완료됐고 1건은 변제 예정 상태다. 나머지 3건은 지문 확보가 어렵고 CCTV 추적이 불가능해 입건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미 해결된 사건들은 피해자가 진정취소서를 제출하면서 종결됐다. 문제는 검거 이후에도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전취식은 단순히 돈을 내지 않은 행위만으로는 형사처벌이 곧바로 인정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결제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정상적으로 계산할 것처럼 행세해 음식과 술을 제공받은 경우에만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상당수 피의자들이 “결제를 깜빡했다”는 취지로 고의성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사에서는 ‘초기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되지만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하급심에서도 결제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정상적으로 계산할 것처럼 행세한 경우 사기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지만 기망행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경범죄 수준에 그치거나 처벌이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A씨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CCTV 영상 공개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특정인의 얼굴이나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민사상 초상권 침해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피해금 회수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기 등 재산범죄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피해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배상명령이 확정되면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다만 이 역시 유죄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에서는 “증거가 있는데도 검거가 어려운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 “선결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무전취식은 초기에 결제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며 “주문 과정, 대화 내용, 결제 시도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향후 형사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 피해 업소의 경우 선결제나 테이블 결제 시스템 도입도 예방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한 주택가. 빗방울이 떨어지자 최인철(63) 씨는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목덜미로 물이 스치는 감각을 피하려듯 옷깃을 여몄다. 비는 그에게 단순한 날씨가 아니었다. 30여 년 전 수사실에서의 기억을 되살리는 신호다. 1991년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복역한 최인철 씨와 장동익 씨는 지금도 고문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3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시의 공포는 일상 속 감각을 통해 반복적으로 되살아난다. 최인철(63) 씨는 가랑비가 목덜미에 닿는 순간마다 과거가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잠을 재우지 않기 위해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비가 오면 반드시 우산이나 비옷을 챙겨야 하고, 샤워할 때도 물이 목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그날 이후 회를 먹을 때면 와사비를 옆에 두지 않는다. 몸이 냄새조차 거부한다. 최씨는 “물고문 당시 코와 목으로 들어온 물에서 와사비 맛이 느껴졌다”며 “이후에는 회를 먹을 때도 와사비를 함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경찰이 고통을 더하기 위해 물에 와사비를 섞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물고문 때 물고 있던 수건을 경찰관이 갑자기 당겨 부러진 이도, 그전에 다쳤던 팔에 박혀있던 철심과 나사가 튀어나왔던 고통도 시간이 흐르니 무감각해졌다"면서도 "비와 와사비처럼, 그날의 기억이 겹치는 순간이면 아직도 경찰서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동익(66) 씨 역시 “거꾸로 매달린 채 물고문을 당하며 의식을 잃었다 깼다를 반복했다”며 “살기 위해 불러주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들이 겪은 피해는 신체적 고통에 그치지 않았다. 장씨는 “구속 당시 두 살이던 딸이 성인이 돼 있었다”며 “부모님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딸에게 아버지로서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강압 수사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백으로 인해 선택지는 사라졌고, 결국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사건의 결론은 재심에서 뒤집혔다. 재판부는 2021년 2월 4일 고문 사실을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발생 약 30년 만의 판단이었다. 한편 두 사람은 재심 과정에서 고문 사실을 부인한 당시 경찰관 5명을 위증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소했다. 수사 과정의 위법성과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7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와 회동한다. 지난 2월 회동 무산 이후 약 54일 만이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홍익표 정무수석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7일 오전 11시30분 ‘여야정 민생 경제협의체 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초당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는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이번 회동은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 원내대표가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한 여야정 긴급 원탁회의를 제안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는 민생 경제 대응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환율, 물가, 유가 등 경제 현안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다만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의제 제한 없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회담 목적에 대해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고려 없이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회가 ‘전쟁 추경’ 처리 시한으로 설정한 10일을 앞두고 있어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다. 국민의힘은 일부 사업 예산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 전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전 개헌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앞서 여야 합의 없는 개헌 추진은 과거 권위주의 시기 사례와 유사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회동을 전후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별도 회담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는 독대 여부와 회동의 상시화 가능성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회담이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도 변수다.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측 불참으로 회동이 무산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의 상습적인 절도·강도 등 특정 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에 대해 확고한 합헌 판례 동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습절도 혐의 가중처벌을 다룰 때 이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상습절도 사건에서는 이 사건이 과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정한 엄격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형법상 누범가중에 대한 특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범죄유형을 규정한 구성요건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이는 검사가 이 조항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 요소들을 모두 엄격하게 증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3회 이상 징역형’이라는 전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며, 법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전과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형이 실효된 전과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며(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재판받는 당사자들과 만나다 보면 이들의 억울함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수사기관은 모든 증거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그 내용을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편집하여 제출한다. 반면 수사 대상인 피의자는 고소장과 자신이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 외에는 거의 모든 증거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피고인에게는 검사의 기소 이후에야 비로소 증거기록 전체를 열람할 권한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수사기관이 구축한 증거 구조는 이미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고, 그 위에 형성된 법관의 초기 심증 역시 일정한 방향성이 생긴다. 이러한 상태에서 방대한 기록을 분석하고 그 허점을 찾아내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일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없는 개인에게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단순한 서면 반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변호인의견서나 준비서면을 통해 논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인식을 전환시키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 요구되는 것은 법관으로 하여금 기존 기록만으로는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다. 그 중심에 놓이는 절차가 바로 증인신문이다. 증인신문이 공판절차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는 서면
최근 도입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왜곡죄(형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은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를 들여다보면,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 요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영역을 일반 재판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사법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권리 구제보다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용 요건은 여전히 엄격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는 폭증하고, 실제로 구제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그치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