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일부 지자체가 ‘제복 입은 공무원’ 예우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소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지역화폐 환급, 관광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그러나 같은 ‘제복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교정공무원에 대한 예우는 관심 밖에 놓여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전북 남원시는 교룡공원 숲속야영장 시설 사용료를 현직 경찰·소방 공무원에게 30% 감면하고, 감면액을 지역화폐로 환급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제복 공무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명절 맞이 혜택은 다른 지자체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교도소·구치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정공무원은 이러한 예우 정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퇴직 교도관 천동성 씨는 “군·경·소방과 함께 4대 제복 공무원으로 불리지만 혜택이나 사회적 인식에서는 늘 한발 뒤에 있다”며 “영화관 할인 등 각종 우대 정책에도 경찰·소방·군인만 명시되고 교정공무원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교정 현장의 업무 강도와 위험성은 결코 낮지 않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은 128.7%로, 정원을 크게 초과한 과밀 수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수용 인원은 1만 명 이상 늘었지만 교정공무원 수는 1만6000명대에 머물러 있다. 그 결과 교정공무원 1인당 담당 수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폭행 사건도 증가 추세다. 수용자가 교정직원을 폭행한 사건은 2020년 97건에서 2024년 152건으로 늘었다. 최근 4년간 수용자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교정공무원은 6800여 명에 달한다. 매년 평균 10명 안팎의 교정공무원이 근무 중 사망하는 현실도 지적된다. 과밀 수용과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현장 피로도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같은 제복 공무원인데 죽어서도 차별받는 교정공무원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교정공무원에 대한 제도적 예우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교정공무원과 출입국관리공무원을 국립호국원 안장 대상에 포함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30년 이상 재직 후 정년 퇴직한 교정공무원 등을 안장 대상에 포함하고 전용 묘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경찰·소방공무원 가운데 30년 이상 재직 후 정년 퇴직한 사람 등을 국립호국원 안장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교정공무원은 직무 수행 중 폭행·폭동·탈주 등 직접적인 위험으로 사망해 순직으로 인정받아야만 안장이 가능하다. 과로사나 스트레스성 질환 등 간접적 직무 사망은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아 문턱이 높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인식 개선이 먼저”…형평성 넘어 사회 안전 문제 교정공무원들은 일반 사회에서 제복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선과 제도적 지원에서 차이를 체감한다고 말한다. 한 현직 교도관은 “호국원 안장 여부조차 논쟁 대상이 되는 현실에서 정부가 먼저 챙겨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점만큼은 군·경·소방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 논의가 단순한 직군 간 형평성 차원을 넘어 재범 방지와 사회 안전망 유지라는 관점에서 접근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정 현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재사회화 기능이 약화되고, 이는 재범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천 씨는 “교도소가 무너지면 재범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들도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이자 후배”라며 “후배 세대들이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와 근무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명절을 맞아 ‘제복 입은 공무원’에 대한 감사와 예우가 강조되는 가운데 교정공무원 역시 그 범주 안에서 함께 논의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제복을 입고도 예우의 온도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소할지, 제도적 보완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함께 요구된다.
하급 여성 장교에게 연애 감정을 표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공군 군법무관이 처분 취소를 요구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절차상 위법도, 징계 재량권 일탈·남용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공군 군법무관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감봉 3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공군본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2023년 두 차례 회의를 열고 A씨가 하급 여성 장교 B씨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성적 불쾌감과 모욕감을 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의결했다. 감찰 조사 문답서에는 A씨가 B씨에게 “OO는 보석이야, 내가 많이 좋아해”, “2017년부터 좋아했다”, “시간이 갈수록 너무 힘들었다”는 취지로 고백성 발언을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징계위원회는 징계 사유를 인정해 이듬해 7월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고, A씨의 항고도 기각됐다. A씨는 소송에서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징계가 이뤄져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징계 혐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피해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도 보장받지 못했으며 녹취록 전문 역시 제공받지 못해 방어권이 침해됐다고 했다. 아울러 B씨가 먼저 호감을 표시해 거리를 두는 과정에서 나온 대화였을 뿐이라며 징계 사유 자체도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인사법과 군인 징계령 등을 종합해 볼 때, 성고충심의위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만 징계가 가능하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성고충심의위는 성희롱 성립 여부 판단과 피해자 보호, 2차 피해 방지 등을 위한 부대관리 목적의 기구로 볼 수 있을 뿐, 징계의 필수 선행 절차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유사한 판단은 대전지방법원 2021구단101927 판결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사건에서 원고는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가 남녀 구성비 지침을 위반했고 출석·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성희롱 해당 결정을 내려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외부 변호사 2명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자문 의견을 냈음에도 이를 배척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고용노동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기관장의 공정한 처리를 돕는 자문기구에 불과하고, 그 심의 결과가 징계권자를 구속하는 것도 아니며 징계의 필수 전제 절차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설령 위원 구성이나 심의 과정에 일부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징계처분이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방어권 침해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출석통지서와 함께 교부된 징계혐의 사실에 일시·장소·상대방·행위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 혐의 특정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또한 징계절차는 형사재판과 달리 피해자나 참고인에 대한 반대신문권이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구조는 아니며, 당사자에게 진술 기회가 부여됐다면 절차적 권리는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녹음파일·녹취록 전문을 제공하지 않은 부분도 군인 징계령상 명예·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열람·복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위법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 자체에 대해서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경위와 내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당시 상황과 반응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녹음파일에서도 A씨가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는 반면 피해자는 당황하며 화제를 전환하려는 모습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기혼자이자 상급자인 A씨가 하급자인 B씨에게 연애 감정을 표시하고 만남을 요청한 행위는 피해자 입장에서 불쾌감이나 모욕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허위로 음해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봉 3개월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법원은 군인 징계 체계상 감봉은 가능한 징계 종류이고 기간 역시 일정 범위 내에서 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징계위원회가 유리·불리한 사정을 종합해 양정을 정한 이상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성희롱 사안의 경우 징계 기준상 정직까지도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봉 3개월은 재량 범위 내 판단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판례 역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 영역에 속하며,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본다(대법원 2011두29540, 2015두53015 등).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유만으로 처분의 타당성이 충분하면 처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도 확립돼 있다(대법원 2012두11966 등). 결국 법원은 징계 절차와 내용 모두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군 징계에서 감봉 3개월은 제도상 허용되는 범위 내 처분”이라며 “성희롱 징계는 기본적으로 정직까지 가능한 구조여서 사안의 정도에 따라 감봉으로 결정된 경우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고충심의위 절차상 하자만으로 징계가 곧바로 취소되기는 어렵고, 결국 재량권 일탈·남용이 명백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잇따라 발생한 20대 남성 사망 사건과 관련해 두 번째 피해자가 사망 직전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에는 피의자인 22살 김모 씨가 먼저 숙박업소 이용을 제안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 15일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9일 저녁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20대 남성 A씨와 함께 입실한 뒤 약 두 시간 만에 혼자 모텔을 빠져나왔다. A씨는 다음 날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개된 메신저 대화에서 A씨는 지인에게 “오늘 방 잡재”, “고기 맛집이 있는데 배달 전문이라고 방 잡고 먹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근 다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으며 과거 술자리에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나자는 연락과 모텔을 이용하자는 제안 모두 김 씨가 먼저 했다는 점에서, 경찰은 범행 계획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 당시 119 신고 녹취 내용도 공개됐다. CBS 노컷뉴스가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 39분께 모텔 직원은 “지금 전혀 숨을 안 쉬는 거죠”라는 소방 측 질문에 “흔들어봤지만 숨을 안 쉬고 몸이 일단 굳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코 쪽에 분비물이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같은 지역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당시 B씨에게 “술에 너무 취해서 계속 잠만 자니까 나는 먼저 갈게”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를 알리바이 조성을 위한 행동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피해자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고, 약물을 섞은 숙취해소 음료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관련 사건은 모두 3건으로, 이 중 2명이 숨졌다. 또 지난해 12월 14일 만난 20대 남성 C씨는 의식을 잃었다가 가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생존했다. 서울강북경찰서는 김 씨에 대해 프로파일링 분석과 사이코패스 검사 등을 진행하는 한편,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구속’은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강력한 처분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은 구속을 원칙이 아니라 예외로 두고 있으며, 구속이 타당한지 여부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바로 구속적부심사와 보석이다. 이 두 제도는 모두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청구(신청) 시기와 판단 기준은 분명히 다르며, 무분별하게 신청하여 기대만 키웠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사정이 있을 때 기존 판단을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구속의 적법 여부와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절차다. 최초 구속결정이 적법한지 여부에 더하여 구속 이후 새로 발생한 사유까지 포함하여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지를 판단한다. 구속적부심사는 구속된 피의자,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가 청구할 수 있다. 공소제기 전까지 청구 가능하며, 수사 방해 목적 등이 없는 경우 청구서 접수 시부터 48시간 이내에 심문이 진행된다. 구속적부심사에서 법
“변호사님, 저는 회사를 살리려고 한 일입니다. 제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접견실에서 마주하는 기업인이나 자금 담당 피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회사가 무너질 위기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는 항변이다.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검찰의 공소장에는 ‘업무상 횡령’ 혹은 ‘업무상 배임’이라는 무거운 죄명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그 한 줄의 죄명은 1심 법정에서 실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구치소의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람을 밀어 넣는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난 뒤 피고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역시 비슷하다. “이제 끝난 건가요?” 그러나 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다.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억울함이 아니라 논리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재산 범죄 사건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불법영득의사’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다. 횡령과 배임을 가르는 핵심은 단순하지 않다. 나를 위해 돈을 썼는지, 회사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이었는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같은 제복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들이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음에도, 각종 복지와 예우 제도에서 교도관은 반복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제복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혜택과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포함되어 있으나 교도관은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호국원 안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마저도 같은 제복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외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교도관 개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내가 퇴직 교도관 역시 호국원에 안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곳에 안장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는 교도관 전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 직업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호를 되찾기 위함이다. 교도관의 업무는 단순히 수용자를 관리·감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어떤 죄명으로 수용되었든 수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운동시간과 종교집회 참가 등을 철저히
잘못된 한 번의 판단은 이후의 삶의 모습을 좌우한다. 특히 전력이 있는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었을 경우 이후의 선택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술기운이 남아있던 저녁, 경찰의 정차 신호 앞에서 그 기로에 서게 됐다. 그에게는 이미 두 차례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걸린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공포감에 중대한 판단 착오에 빠져든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를 생각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하나의 실수가 연쇄적인 오판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을 더 큰 궁지에 몰아넣고 말았다. 형사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런 케이스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한 행동이었겠지만, 이것이 수사기록상에 남게 되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특히 의뢰인처럼 반복 전과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의 시각은 냉정하다. 음주 운전에 무면허 운전, 여기에 사문서위조까지 더해져 의
2026년 현재, 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2년째 복역 중이다. 거기에 잘못 얽힌 건이 하나 더 있어 추가 건 재판도 받고 있다. 나의 잘못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흩어지고 사라졌다. 나는 벌써 세 번째 이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첫 징역살이 때는 모든 행복이 근처에 있었다. 결혼도 하고, 하던 일이 잘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2일 파견된 형사에게 붙잡히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렇게 3년 형을 선고받고 어머니께 많은 투정을 부렸다. 당시엔 사회에서 쓰는 칫솔이 교도소 내로 반입 가능했었다. 그때 나는 카카오프렌즈 칫솔이 갖고 싶었고, 접견 오신 부모님께 당장 내일 그 칫솔을 넣어달라고 애걸복걸했었다. 장성급 장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이었지만, 내 고집에 그다음 날 병가를 내고 아침 9시 접견 시간까지 칫솔을 구해다 주시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칫솔은 그날 들어오지 않았다. 이틀 뒤 관구실에서 나를 불렀다. ‘부모 사망’이라는 쪽지를 넘겨받았는데, 솔직히 슬프지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인 날이 다가왔고, 친누나의 보증 덕에 구치소를 잠시 나올 수 있었다.
1심 재판 선고를 받은 후 감옥으로 돌아오는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바깥세상의 모습은 마치 별세계처럼 낯설었다. 재판을 받고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서글펐다. 감옥의 담벼락이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듯이, 바깥에 있는 일반 사람들은 교정버스 안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누구의 가족인지는 몰라도, 추운 겨울날 법원 정문에 서서 절대로 보이지 않을 교정버스 안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잘못으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시적으로 자유를 빼앗겼으나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이 녹아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이곳에서 보내야 할 남은 시간들은 분명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간다. 지금은 혼자라서 아무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왠지 모르게 쓸쓸한 마음도 들지만,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금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절대로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가 않다. 올해를 감옥에서 보내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결수입니다. 힘든 수감생활 중에 저희 오빠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읽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네요. 한 방에 수감 중인 언니가 보고 있는 <더시사법률> 신문을 같이 보는데, 많은 걸 배우고 깨닫고 또 뉘우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밖에 있는 가족들이 안에 있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마음에 많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오빠가 보낸 편지도 신문에 실어주실 수 있을까요? 신문을 읽는 다른 독자분들도 함께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그곳에서 맘고생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감방 밖에 있는 몸이라지만 내 마음 역시 감방에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보다 네 이름을 더 크게 부르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웠던 네가, 이제는 시간표 안에서 숨 쉬고 있다니. 밤마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라. 너는 죄로만 묶인 사람이 아니다. 실수를 했을 뿐이고, 넘어졌을 뿐이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벽은 너를 가두지만 너의 내일까지는 가두지 못한다. 사람은 어두운 데에서 다시 태어나기도 하니까. 동생아, 지금은 하루가 백 년
처음으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본다. 10여 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조그맣고 나를 닮은 너를 두고 난 무책임하게 집을 나와버렸지. 본래 1년의 별거를 약속했지만, 세월은 기약 없이 10년이나 흘러버렸다. 달력을 헤아려 보니 벌써 너는 성인이 된 지 한참이더구나. 이곳에 와서 네 또래 정도 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가는지…. 은연중에 나는 너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밖에 있을 땐 뭔가 준비가 되어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은 벌써 다른 가정을 꾸렸는데 내가 나타나면 마음의 상처를 후벼파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지. 또 지금의 내 초라한 행색으로 인해 서로 마음만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고. 그러나 이젠 모든 걱정을 다 걷어버리고 서로 눈을 마주한 채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들,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단다. 내성적으로 자란 탓에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에서 혼란을 많이 겪었어. 그런 전철을 밟아보았기에 이혼만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혼자만의 다짐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구나. 훗날 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너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겠지. 그래도 가슴